KBS 인간극장 "나는 전설이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5-13 21:39:45
최근수정일 2012-11-29 00:00:00, IP 59.3.1******
바닷가 언덕 위에 그림 같은 파도목장!

그곳에 100마리의 젖소와 왈가닥 그녀가 있다.



소들과 뒹구는 것이 마냥 좋은

그녀의 이름은 바로 “전 설”(31) 이다!



100마리 소에게 모두 이름을 붙여주고

소들과 대화는 물론 장난치는 게 즐거운 그녀.

밤새 소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소 우리 옆에 텐트를 치고 잠을 청하며

단 한시도 소와 떨어질 줄 모르는 그녀.

축사에 물이라도 새면

지붕 위로 겁도 없이 올라 다닐 정도로

소사랑에 관한한 못 말리는 그녀다.



3년 전, 아버지는 위암, 어머니는 자궁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에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바닷가 옆 목장으로 내려와

부모님의 일을 돕기 시작한 설이씨.



부모님 때문에 목장으로 오게 됐지만

이제는 젖소가 그녀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시원한 파도목장에서

젖소와 사랑에 푹~ 빠진 그녀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전한다.








#. 100마리 소들의 엄마인 나는 “전 설”이다.

“태평양~, 나미~, 제니퍼~” 오늘도 전 설(31)씨는 축사에 나와 다정하게 소들의 이름을 부른다. 설이씨의 목소리에 하나, 둘 씩 다가오는 소들이 “음매~ 음매~” 하며 반갑게 화답한다. 이렇게 경쾌한 소들의 울음소리가 축사 안을 가득 메운다. 매일 아침 바닷가 옆,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파도목장의 풍경이다. 파도목장의 주인인 전 설. 처음 100마리 젖소들의 엄마가 되고자 마음먹었을 때부터 설이씨는 각오가 대단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젖소 농장을 만들려는 꿈을 안고 목장관련 서적들을 탐독하며 소들의 성향과 특성을 이해했다. 또한 번호로 불리던 100마리의 소들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줬다. 소들을 이름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30kg이 넘는 무거운 사료지만 한 번에 번쩍번쩍 들어서 나르고, 소들이 먹는 볏짚이 맛은 괜찮은지 살펴보려고 씹어보기까지! 게다가 펄펄 뛰어다니는 송아지에게 영양 주사를 놓으려고 한바탕 씨름하는 고된 일들도 송아지를 자식처럼 생각하다 보니 가능하게 된 것! 소 100마리를 둔 처녀엄마 전 설씨는 이 파도목장의 진정한 명물이다.



#. 운명이 이끈 그녀의 귀향

서울에서 일반 회사에 다니며 일하던 설이씨는 회사 업무 후에는 영어 강사로 일할 만큼 억척스럽게 살았다. 누구보다 부지런히 살며 평범한 도시생활을 해오던 그녀였다. 하지만 3년 전, 어머니가 자궁암 진단 후, 수술을 받은데 이어 아버지에게도 위암이 찾아왔다. 부부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암이라는 병은 둘이서 거뜬히 하던 목장 일도 감당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아픈 만큼 서울에 있는 딸 생각이 간절했던 아버지 전남(58)씨는 부부가 건강히 살아있는 동안 딸을 옆에 두고 싶은 생각에 딸을 집으로 불러들였다. 아픈 부모님을 위해 집으로 돌아오면서 설이씨는 도시에서 꿈꾸던 모든 것들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설이씨는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그리고 부모님 덕분에 파도목장의 100마리 소들도 자신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아픈 부모님 때문에 목장에 돌아오게 됐지만 이제는 부모님을 보살피는 일도, 힘겨운 목장 일을 씩씩하게 감당해 내는 것 어느 하나도 설이씨는 놓치고 싶지 않다. 운명처럼 모든 환경이 집으로 돌아오게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의 운명을 다시 쓰는 전 설 씨다.



#. 소가 전부가 되어버린 왈가닥 그녀~

소를 돌보는 일이 전부인 그녀! 하루 종일 그녀는 온 축사 안을 누빈다. 100마리의 소들을 일일이 살피다보니 설이씨의 걸음은 언제나 바쁘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에는 송아지들이 추울까봐 우리에 불을 떼어줄 정도로 정성을 쏟는다. 불을 떼면서 아픈 송아지가 잘 쉴 수 있도록 베개 역할을 해주며 추운 몸을 녹이는 설이씨. 우리 안의 따뜻함과 송아지가 주는 편안함 때문에 어느새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그런 그녀가 특별히 마련한 것이 바로 우리 옆 텐트! 소들을 보살피면서 따뜻한 잠자리는 포기했지만 소들의 상태를 가장 잘 살필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됐다. 그러다보니 설이씨는 한 밤중에도 기둥에 올라가 발정소의 상태도 꼼꼼히 체크하며 작은 변화 하나 놓치지 않는다. 또한 축사 안에 물이라도 새는가 싶으면 겁도 없이 지붕 위에 올라가는 그녀는 못하는 일이 없다. 너무나 극진한 설이씨의 소사랑. 왈가닥 그녀가 소에게 쏟는 애정이 어찌나 대단한지 부모님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제는 소 없인 한시도 살 수 없다는 전 설씨. 오늘도 소들과 함께 하는 그녀의 일상은 유쾌함의 연속이다!





각 부 내용



1부 (2008년 2월 4일 월요일)



파도 소리가 시원한 바닷가 옆. 그 언덕 위에 그림 같은 파도 목장이 있다. 이 파도목장에서 100마리의 젖소를 키우고 있는 왈가닥 그녀, 하루 24시간 소들과 떨어질 줄 모르는 그녀의 이름은 전 설(31)이다. 명랑한 그녀의 목소리가 온 축사 안에 퍼지면 저 멀리서도 느린 걸음을 옮기는 젖소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반가운 목소리에 화답한다. 일렬로 나란히 늘어선 소들과 설이씨만 보면 달려드는 송아지들에게 사료 주랴, 우유 먹이랴 설이씨의 아침은 바쁘다. 3년 전, 설이씨는 아버지는 위암, 어머니는 자궁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에 바닷가 옆 목장으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부모님을 도와 목장일을 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송아지 우리 옆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잘 정도로 소에 푸~욱 빠졌다. 늦은 밤 ‘태평양’이 분만을 시작했다. 다급해진 설이씨는 혼자의 힘으로 분만을 하려하지만 역부족이다. 혼자 죽을힘을 다해 앞발만 나온 송아지를 끌어당기는 설이씨. 그런데 뒤늦게 도착한 아버지는 왜 먼저 손을 댔냐며 야단이다. 우여곡절 끝에 수놈이 태어났다. 귀여운 송아지를 보니 얼굴에 환한 미소가 절로 번진다. 목장에 온 뒤 많은 것이 변했다. 놀이기구도 못타는 겁 많던 그녀가 분만도 직접하고, 30kg나 되는 건초더미도 덥썩 들어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송아지 ‘나미’가 콧물을 흘리고 있다. 송아지에게 주사 놓는 일은 설이씨에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몹시 재빠른 ‘나미’는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가고, 설이씨와의 추격전이 시작되는데...

2부 (2008년 2월 4일 월요일)



송아지 ‘나미’와 한바탕 추격전을 벌이느라 숨이 턱까지 차오른 설이씨. 그녀에게 단단히 붙잡힌 ‘나미’가 결국 도망가는 것을 포기했다. 드디어 ‘나미’에게 주사를 놓는데 성공! 설이씨는 긴장이 풀린 탓인지 피곤이 밀려온다. 텐트 안에 들어와 잠을 청하지만 그것도 잠시, 새벽 3시에 졸린 눈을 비비며 다시 축사로 나와 젖소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준비해둔 땔감을 가지고 송아지 우리로 향한다. 우리 한 가운데 불을 피우자 호기심 많은 어린 송아지들이 땔감을 핥고, 연기에 혀를 쑥 내미는 모습을 설이씨는 흐뭇한 듯 바라본다. 축사가 따뜻해지자 소들도, 설이씨도 그 자리에서 잠이 든다. 다음날 볏짚 위에서 졸고 있는 설이씨를 발견한 엄마는 10분이라도 집에 들어가자고 오라며 설이씨를 재촉한다. 설이씨는 목장에서 혼자서 젖소 100마리를 돌보는 씩씩한 엄마지만, 집에서는 부모님께 마음껏 어리광을 부려도 예쁘기만 한 막내딸이다. 일주일동안 잠만 푹 자는 게 소원이라는 딸, 겁도 없이 지붕 위에 올라가 엄마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딸이지만 그래도 젖소들과 뒹굴면서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다. 또다른 송아지가 태어난 날, 경사스럽게도 암송아지다. 태어난 암송아지에게 ‘제니퍼’란 이름을 붙여준 설이씨. 그런데 무슨 일인지 제니퍼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수의사를 불러 상태를 확인하자 설사를 하는 제니퍼... 송아지가 설사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에 설이씨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그날 밤, 송아지 축사를 둘러보던 아버지의 표정이 굳었다.

3부 (2008년 2월 5일 화요일)



제니퍼는 아버지의 기척에도 일어설 줄 모르고 그 자리에 누워만 있다. 뒤따라온 설이씨도 제니퍼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자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어찌할 바를 모른다. 상태가 좋지 않은 제니퍼를 수의사에게 보이고도 마음 한편이 불안했는데 그 마음이 현실이 되자 더 망연자실한 설이씨. 결국 그녀의 눈가가 촉촉이 젖기 시작하는데... 목장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데도 슬픈 마음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다음날, 파도목장에 새하얀 눈이 펑펑 내리고, 마침 설이씨도 기운을 차렸다. 우렁찬 설이씨의 목소리에 소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진다. 목장에 내려와 머리도 짧게 자르고,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남자처럼 일을 하다 보니 귓가에 반짝이는 귀걸이만이 그녀가 ‘여자’임을 증명하는 표식이 됐다. 게다가 급한 마음에 장갑 끼는 것도 잊은 채 일을 하다 보니 그녀의 손은 하루도 성할 날이 없다. 그래서 설이씨의 어머니는 시장에 나가서도 딸의 거친 손이 자꾸만 생각나 핸드크림을 사서는 딸의 손에 듬뿍 발라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낫을 들고 등장하는 설이씨가 대나무 숲으로 나선다. 그리고는 배합기 위에 올라가 거미줄을 제거하기 시작한 그녀! 움직이는 아찔한 배합기도, 까맣게 뒤집어쓴 먼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미줄을 떼어내는데 열심을 낸다. 다음날, 설이씨네 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오빠의 식구들! 직업군인인 오빠는 집에 자주 내려오지 못하지만 새언니와 조카들은 자주 목장에 찾아온다. 오랜만에 온 조카들과 함께 바닷가에 나가 고기를 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집에 도착하나 설이씨.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한 듯 헐레벌떡 축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4부 (2008년 2월 5일 화요일)



축사로 다급히 달려간 설이씨. 아니나 다를까 문제가 생겼다. 누가 소 우리의 문을 열어놨는지 소들이 모두 우리 밖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러니 잠시라도 축사 안을 떠날 수 없다. 분만 중인 소와 그렇지 않은 소들을 구분해 놓는 것은 사료의 종류와 관리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자신보다 훨씬 큰 소들을 몰아넣느라 진땀을 빼지만 그녀의 솜씨는 이제 능숙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젖소 목장을 만드는 것이 꿈인 전 설씨. 파도목장을 최고의 체험목장으로 만들기 위해 치즈 만드는 법도 성실히 배우는 그녀. 어느 하나 대충 넘어가는 것이 없다. 다음날 정들었던 소를 떠나보내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정이 들었지만 다른 건강한 소들을 위해서 우유가 나오지 않는 소는 떠나보내야 한다. 하지만 설이씨는 차마 마중하지 못하고 바닷가로 걸음을 옮긴다. 우울하고 착잡한 기분을 파도에 모두 묻어두고 오는 그녀다. 집에 돌아와 부모님 앞에서 치즈를 만들어 보이는 설이씨. 조촐한 세 식구지만 이렇게 함께 모이면 웃음꽃이 절로 피어난다. 부모님의 환한 미소는 설이씨를 행복하게 한다. 오늘, 또 다른 송아지가 태어났다. 어제 소와 가슴 아픈 이별을 하고 금세 찾아온 새로운 만남이다. 갓 태어난 송아지가 또다시 설이씨의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오늘도 여전히 우렁찬 목소리로 소들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는 전 설. 반가운 마음에 여기저기 들썩이는 소들의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녀가 소들과 함께하는 유쾌한 일상은 이제 파도목장의 새로운 ‘전설’이 될 것이다.